일상 3분54초 갑작스럽게 영원한 이별을 하게…

일상 3분54초 갑작스럽게 영원한 이별을 하게 되면 가장 힘든 건 아 이거 얘기해줘야지 하고 할 말이 생각이 나서 어디야 라며 전화를 걸고 싶은데 순간 걸지도 받지도 못한다는 걸 알게 될 때였다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어 어우 슬슬 가봐야겠다 아냐 괜찮아 안 나와도 돼 현관 앞에 서서 배웅을 하려 따라나서는 내게 그 사람은 한사코 손을 흔들며 사람 좋게 웃어 보였다 마침내 문이 닫히고 그 사람의 발소리를 듣다가 얼른 창문으로 달려가 또 한번 손을 흔들어 인사를 했다 그 사람이 싸늘한 밤공기 사이를 걸어 골목을 벗어나 멀어질 때까지 지켜본 후에야 창문을 닫았다 돌아서서 그 사람이 남긴 흔적들을 치울 때면 그 짧았던 시간 동안 웃고 떠들었던 모습이 남아있는 것 같아 피식 웃음이 났다 웃음이 난다는 건 그 사람이 따로 말하진 않았어도 분명 마지막 인사에 또 봐 라는 인사가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기 때문이다 당장은 허전하고 아쉬워도 어차피 또 보게 될 거란 건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당연한 것이었다 그래서 그 순간의 이별은 그나마 쉬웠다 하지만 작별 인사 한마디 없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건 너무하다 사실 이별이란 건 알면서 하더라도 가슴 저미는 일인데 그것이 영원한 이별이라면 적어도 작별 인사는 좀 더 특별해야 했다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 라는 말이 고마웠어 미안했어 사랑했어 라는 과거형으로 바뀌는 건 참 아픈 일이다 보고 싶다는 말에 한달음에 달려오지 못할 때면 들려주는 나도 보고 싶어 이 목소리가 얼마나 행복하고 소중한 말이었는지 보고 싶을 거야 라는 말을 해야 하는 순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두려워진다 그 사람이 떠나고도 남겨진 사람들의 시계는 째깍째깍 단호하게 돌아가고 세상은 변함없이 부지런하기 때문에 점점 보이지 않는 모습 들리지 않는 목소리 느껴지지 않는 온기에 그 사람을 잊게 될까 봐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아 하고 까먹고 있던 숙제처럼 떠올리게 될까 봐 오늘도 해가 저물어 간다